위염을 앓은 지 몇년이 되었다. 위염은 20대 중반부터 갑자기 찾아오더니 끈질기게 계속되었다. 도대체 원인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괴로운 점만은 분명하다.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지 못하는 것. 치킨, 맥주, 라면을 아무런 생각없이 먹던 그 시절이 얼마나 행복한 날이었는지.
당연히 처음에는 내과에 갔고 약을 처방 받았다. 처음에는 3일도 안 걸려서 증상이 씻은 듯 사라지더니 몇 달이 채 못되어 재발을 했다. 계속 약을 처방받고 복용하기를 몇 회 반복하니 나중에는 내성이 생겼는지 약도 잘 듣지 않게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면 속이 쓰리고 심할 때는 아침을 먹기가 힘들 정도였다. 위염에 좋다는 양배추와 사과를 먹어보기도 했지만 별 차도가 없었고, 몇 년을 그렇게 보냈다.
거의 포기할때 쯤에 한 인터넷 카페에서 우연히 오트밀을 꾸준히 먹었더니 경과가 괜찮더라는 글을 보고, 바로 인터넷에서 주문했다. 속는셈치고(사실은 강하게 믿고 싶었다).
오트밀은 귀리를 곱게 빻은 곡물인데, 생긴 건 꼭 시리얼같다. 여튼 여기에 물이나 우유를 부어먹으면 되는데, 우유를 붓는것은 도저히 내 취향이 아닐것 같아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돌려서 죽처럼 만들어 먹기로 했다. 그리고 오트밀과 함께 살짝 데친 양배추도 병행을 했다. 위염에 좋지않은 밀가루는 최대한 자제를 했다. 밖에 나가면 밀가루 음식이 전부라는 것을 위염을 앓기 전에는 몰랐다. 그래도 사람이니까 주 1회 정도는 먹는 것으로 타협했다. 그렇게 매일 아침 오트밀을 먹은 지 두 달이 다되어가는데 놀랍게도 효과가 있다. 위염을 앓은 이후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심지어 가끔은 맥주도 마신다.
의.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지만 적어도 나의 사례에서 오트밀은 큰 도움이 되었다. 오래 위염을 앓고있는 사람은 한번 시도해보았으면 한다. 또 플라시보 효과란게 있으니 나처럼 효과가 있을 것이라 강하게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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