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개발일기

    한국은 왜 자바 왕국이 됐을까

    최근 미국 출신의 엔지니어들과 일해볼 기회가 생겼는데, 대다수의 한국인 개발자들이 자바&스프링으로만 개발을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한듯 한마디씩 하는게 인상깊었다. "자바는 내 생각에 너무 무겁습니다. 파이썬같이 가벼운 기술 기반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네요." "자바 & 스프링 기반으로 개발을 하는게 진심으로 편한가요?" 나도 경력 초반부터 당연하게 자바&스프링으로 개발을 시작했고 쭉 그래왔으니까 한국은 자바 지분율이 좀 높은 편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근데.. 그러게. 어쩌다 한국은 자바(+스프링) 왕국이 됐을까. 바보야, 문제는 전자정부프레임워크야 이 문제에 대해 물어보면 많은 개발자들이 전자정부프레임워크를 원흉으로 지목한다. 90년대 후반 웹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하자 국가적 차원에서 웹 프로젝트..

    [개발일기] 재택 근무 2년 간의 회고

    2020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었다. 곧 상황이 안좋아져서 회사에서도 전사 재택 근무라는 초유의 결정이 내려졌고, 정말 뜻밖에도 2년이 지난 지금까지(중간에 회사를 한번 옮겼음에도) 그 생활이 이어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막연히 좋기도 했지만 과연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보다 내가 정신줄을 잘 붙잡고(?) 평소처럼 일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의문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재택 근무 2주년을 맞아 다채로웠던 2년 간의 재택 생활을 회고해보고자 한다. 통근 없는 삶 '통근'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확실히 장점이 많았다. 출근길 2호선에서 시루떡처럼 구겨져서 30분 이상을 시달리지도 않고, 업무를 마친 뒤에는 '집에 또 언제가나'하는 걱정을..

    또 동료가 그만뒀다

    Project Fukuoka 5년 가까운 회사 생활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떠올린다면 '프로젝트 후쿠오카'일 것이다. 거창해보이지만 실은 같은 팀의 동료 엔지니어 동료들과 함께 (휴가를 내고)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왔던 일이다. 앞으로 직장 생활을 하며 다시 동료들과 해외 여행을 가볼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 같다. 마음이 잘맞는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놀기도 했던, 귀중한 경험이었다. 동료의 퇴사를 대하는 태도 지금은 대이직시대다. IT업계에서 이제 1년이고 2년이고 같은 구성의 팀이 지속되는 것을 지켜보기는 불가능해진 것 같다. 그렇게 마음이 잘 맞았던 프로젝트 후쿠오카 시절의 동료들과도 조직이동, 이직 등 여러가지 이유로 흩어지게 되었다. 처음으로 멤버 중 한명이 조직이동 소식을..

    5년차 개발자의 이직 이야기

    현재 회사(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전 회사)에 재직한지 2년이 넘어가는 시점부터 나는 이직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는 회사 생활에 만족했고 돌이켜보면 주니어 개발자로 입사해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고마운 회사였지만, 등따시고 배부르니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 시니어가 되어가는 5년차 개발자로서 많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왜 이직을 원하는가 나는 이직을 원한다. 적어도 마음속에 그러한 외침이 있다는 것 정도는 분명했다. 그렇다면 내가 이직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머리에 멤도는 생각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 중 우선순위가 높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정도를 뽑아보았다. 처우 IT 업계 종사자라면 게임 업계로부터 시작된 2021년의 매서웠던 연봉 인상 러시를 알고 있을 것이다. 개발자의 ..

    목적 조직에서 개발자로 살아남기

    목적 조직에서 2년 간을 일하며 느꼈던 바를 기록하고자 한다. 당연히 목적 조직이냐 기능 조직이냐에 대한 답을 내리는 등의 담론을 다루고자 함은 아니며 목적 조직에 몸담으며 느낀 개발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려고 한다. 또한, 우연히 다른 블로거분이 기획자 관점에서 쓰신 개발팀과 개발팀장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보았는데, 몇 가지는 동의하지만 몇 가지는 그렇지 않기에 이 글을 통해 반박해보고 싶다. 비즈니스 vs 시스템 기획자, 데이터분석가,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에서의 2년을 요약해본다면 비즈니스 vs 시스템이라는 두 가지 목표의 충돌이었다.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린가. 결국 회사 모든 조직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인데 조직 내부에서 추구하는 바가 다를 수가 있을까? (혹은 달라서야 되겠는가?)..